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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상명대 강연 요약(2011.11.8)

레오날두꼬꼬 2011. 11. 27. 01:59

 

 

1. 어린 시절부터 청년시절의 이야기

 

 나는 어렸을때부터 신동이었다. 5세 때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면서 신동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안동에서 대구로 전학와서 도시락이 비교당했을때, 차이가 차별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어린 시절의 자신감이 중요하더라. 자긍심을 키워주라.

그때서부터 사회적 계급이 있음을 느꼈다. 여기에 대한 방어기제가 생기는데, 이를 승화시키면 긍정적 에너지로 반응하고, 그렇지 못하면 지옥의 나락으로 빠진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환경이고, 부모님이나 멘토선생님같은 주위분들의 따뜻한 배려일 것이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은, 내가 70명의 아이들 중의 한명인 내가 전학와서 말을 안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불러 육성회 임원을 맡을 것을 제안하셨다. 그 선생님은 30년이 지나서 찾아가도, 내 가정사를 다 기억하고 계셨고, 아이들이 손을 다칠까봐 창문의 나뭇 가시를 일일이 만지셨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아이에게는 누가 그 선생님처럼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한국교육은 TEXT수업에 빠져있고, 맹렬암기형 교육이다. TEXT를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지혜는 가르칠수도, 배울 수도 없다. 도전을 통해서 발생한다. 독서는 그러한 도전이 가능하며, 다양한 삶들의 방식을 찾아내고 지혜를 찾는 것이다.

 

아버지는 고3 때 나에게 이렇게 얘기하셨다. 아버지는 형사이셨다. 어느날 운동권 학생을 잡았는데 나랑 겨우 두 살 차이란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가을 바람에 날리는 낙엽같은 삶을 택하겠는가, 잡초같이 뿌리내리는 삶을 택하겠는가 고민하셨단다. 아버지 자신은 낙엽같은 삶이라고 생각하신다. 이때 아버지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모든 것을 드러내셨다. 그 시간 이후로 아버지와 나는 친구가 되었다.

 

그러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침에 여행간다고 좋아하셨던 아버지가, 저녁에 내가 다니는 대학 병원의 영안실에 누워있던 것이다.

아버지의 시신을 보면서 이 분이 얼마나 답답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관점으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절체절명의 상황을 못 버틴다. 아버지 관점에서 생각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들에게 버팀목이 되겠다고. 그러면 힘이 덜 들 것이라 생각했다.

 

2. 공감의 힘

 

레지던트가 되어 어떤 중년여성이 찾아왔다. 그녀는 간암 말기였다. 배를 갈라보고 어떻게든 수술시켜달라고 했다. 그녀에겐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이 있었다.

하지만 거듭된 치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국 숨졌다. 숨을 거둔 어머니 곁을 지킨 남매를 불러 라면을 먹였다.

그러면서 나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셨을때 생각했던 것 - 내 관점이 아니라 아버지 관점에서 생각하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십년이 흘러, 어느 신부가 찾아왔다. 그 신부는 바로 죽은 환자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 신부의 눈에서는 아우라가 빛났다.

그가 하는 얘기가, 나는 당신의 말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 그래서 나는 신부가 되었고, 동생은 시집을 보냇다. 그러고나니 어머니의 소원을 이룬 것 같아, 당신을 찾아왔다.

 

내가 그 남매에게 물질적인 희생을 했다면 순간은 모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공감(empathy)하였고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으로 같은 눈높이에서 접촉했다.

보편적 선의가 다른 이의 삶을 바꾼다. 반대로, 보편적 악의가 다른 이를 지옥에 빠뜨린다.

영향력의 크기를 욕망하지 말고, 선한 영향력을 가져라. 공감이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꾼다.

 

3.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사람은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이 혼합이 되어 빛깔을 만든다. 인간은 반사체가 아닌 발광체다. 아우라를 내뿜는 사람이 있다.

조언을 하고, 장점 만들기는 필요없다. 나쁜 습관, 나쁜 언행을 버려라. 단점을 없애라. 그러면 없던 장점이 채워진다.

인간은 소우주, 엄청난 장점들이 있다. 단점만 벗겨지면 장점이 보인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지말고 단점을 버려라.

 

청춘콘서트 초반엔 학생들에 대해 동정(sympathy)하였다. 무의식적으로 여러분은 배워야 하는 존재라는 의식이 있었고, 내가 모든 인생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인생 종결자인가,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질문을 노트에 적고, 이것을 집에서 고민한 끝에 작성한 질문노트가 이번에 나온 신간 <자기혁명>의 모체가 되었다.

그들의 질문에 고민을 하니, 학생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뜨거운 가을이라 생각하자. 우리가 선물을 받고 있구나. 땅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자.

 

 

 

 

박경철 강연을 듣고나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청년들의 고민을 같은 시선에서 이해하려고 했고, 그가 하는 이야기가 내 감정을 울린다.

박경철 씨의 본질을 궤뚫어보는 논리와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치열한 고민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