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고 독후감

<경쟁의 배신> - 경쟁은 누구도 승자로 만들지 않는다

레오날두꼬꼬 2015. 1. 17. 00:19

경쟁의 배신: 경쟁은 누구도 승자로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극심한 경쟁 사회다. 특히 한국 사회는 더욱 그렇다.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을 여러 군데를 다녀야 한다. 중, 고등학생은 대학 진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취업 경쟁이다.

취업을 하면 승진, 아니 생존을 위한 경쟁이다. 사회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경쟁이다. 취업과 승진은 눈치 싸움이다. 그 경쟁이 끝나면 노후를 편안히 보장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미국 출신의 영국 저널리스트인 마거릿 헤퍼넌은 <경쟁의 배신>을 통해 경쟁 사회의 민낯을 고발한다.

나의 지도교수님이 미국, 영국의 사회를 성악설에 기반한 경쟁 사회라고 분석했는데, 이 책을 통하여 그 민낯이 드러났다.

뉴욕이나 런던에선 유명 사립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과외를 시킨다고 한다. 한국과 별 다를게 없다.

내가 아는 사람의 말로는, 동양인은 미국 병원에서 의사는 어렵고 간호사나 조수 정도밖에 못 된다고 한다.

 

'시험을 잘 보는 능력'은 COMT 유전자가 빠른 변이를 할 때 생기는 것이라 한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성실하고 착한데 시험점수는 잘 안 나왔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아마도 COMT 유전자의 변이가 느렸을 것이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나 부담감이 클 때는 공부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흥미와 애정이 없는데 시험을 위해서 억지로 공부했다고 하면, 시험을 치고 난 이후 머릿 속에 남는 것은 없다.

대학입학을 하는데 일제고사를 치르는 나라는 한국, 대만, 영국 등이 있는데, 대만은 2014년부터 '기초학력평가'를 폐지했다.

결국 시험은 '시험 잘 보는 능력'을 체크하는 것이다.

 

이외 스포츠 선수들은 경쟁을 펼치는데, 미식축구는 조금만 달린다 싶으면, 거구들이 덩치로 밀어붙이고 반칙을 써서라도 잡아당겨 물고 물리는 형태다. 이러한 스포츠는 부상이 많다고 한다. 나는 축구를 보는데, 심할 정도로 반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네 팀에 위협이 될 만한 상황이라도 있으면 반칙을 하건 깊게 태클을 하건 끊고 보는 것이다. 그러다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올림픽 경기에서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도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이미 미국의 여자 육상스타 머리언 존스는 약물 복용으로 수많은 메달들을 반납해야 했다. 경쟁은 스포츠정신을 위협하고 있었다.

 

경쟁은 과학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 과학 연구 프로젝트는 많은 돈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학자들끼리 협력하기 보다는, 자신의 연구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바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연구를 도용하는 것을 우려해서다. 그 결과, 한 팀이라도 연구 성과가 제대로 공유가 안 돼 연구가 진척 못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는 과학적 사기도 극성이다. 헬무트 쇤이라는 학자는 30대에 플라스틱을 반도체로 바꾸는 논문을 싣는 등 노벨상이 시간문제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실은, 연구자료와 변인을 조작한 것이었다. 이러한 과학적 사기의 사례에 한국의 황우석도 소개되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경쟁을 이길 대안으로는 협력이다. 또한 실수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그루엔트지그라는 수련의가 풍선 카페터라는 외과 수술 장비를 개발해낼 때, 그는 임상 실험을 공개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를 원했다. 그 결과 그가 속해있던 보스턴사이언티픽이라는 의료기기 회사가 오늘날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의사들의 고귀한 목표와 그들의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에 호소했다. 자기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척 행동하는 일은 없었다. 그의 가장 큰 기여는 모든 사람의 신뢰수준을 높게 유지했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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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의 아델(Adele)이라는 가수가 있다. 그녀의 앨범에는 100명이 넘는 뮤지션, 편곡자, 기술자, 제작자들이 협력한다. 그러한 협력의 결과물로 그녀의 앨범 '21'은 역대 4위의 판매 기록을 갖게 된다.

그녀는 가수로서의 자부심을 내세우기보다 더 나은 곡을 위해 헌신하고자 했다. 그들의 모토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승리한다' 였다.

 

마지막에는 엘리너 오스트롬이라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가 쓴 <공유의 비극을 넘어서>를 소개하고 있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이론이 있다. 공유지에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훼손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자기 소유가 아니면 공유지를 돌보지는 않는다는데 이 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오스트롬은 '공유지의 비극'이 잘못 되었따고 말한다. 하수도나 도로 같은 공공 자원을 섣불리 민영화시키는게 더 안 좋다는 것을 얘기한다. 오스트롬은 협력적 다원주의(collaborative pluralism)을 주창한다. 즉 작은 단위가 큰 단위보다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마을의 일은 마을 공동체가 해결해야지 외부의 조언을 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엘리너 오스트롬의 주저인 <공유의 비극을 넘어>가 번역되어 있는데, 이 책도 읽어볼 예정이다.

 

공유의 비극을 넘어 

 

적당한 경쟁과 긴장은 발전의 계기이지만, 지나친 경쟁은 사람의 정서를 메마르게 하는 등 독이 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나는 동양 철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대동(大同)과 天地萬物一體라는 사상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 모두가 한 뿌리에서 나왔다는 한 마음 사상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