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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계 소식

[스크랩] 35살 정독도서관… 서울 北村의 명소로 떴네

[Why] 35살 정독도서관… 서울 北村의 명소로 떴네

  • 김윤덕 기자
    • 입력 : 2012.02.11 03:07 | 수정 : 2012.02.12 08:51

      사육신 성삼문이 살았던 자리, 도서관 잔디밭은 김옥균의 집… 유서 깊어 견학·관광객 줄이어
      하루 6000여명 이용… 매년 늘어, IMF 땐 샐러리맨이 많더니
      최근엔 은퇴자들도 자주 보여… 풍광 좋아 주말엔 곳곳에 연인

      '정독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거나 빌리러 가는 곳이 아니다. 봄의 정독도서관은 벚꽃대궐이다…장미꽃이 필 때면 이미 등나무 그늘이 짙어지고 분수가 물을 뿜는다…낙엽이 휩쓸 때, 화장실 창가에서 이력서에 붙일 사진에 풀칠하는 취업준비생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계절이다….'

      '북촌탐닉'(푸르메)을 쓴 영화칼럼니스트 옥선희씨는 정독도서관이 좋아 12년 전 북촌으로 이사 왔다. 배우 김학철이 백수 시절 죽치고 살며 소설이란 소설책은 죄다 독파했다는 곳이 정독도서관이다. 정독도서관에서 공부하면 고시에 합격한다고 해서 청춘을 이 도서관에 바친 현직 법조인들이 부지기수다. 요즘은 일본 관광객들의 북촌 투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정독도서관이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정독도서관은 1977년 서울시가 경기고 자리를 인수해 설립한 시민도서관이다. 장서 50만여권, 하루 평균 이용자 수 6000명, 하루 열람·대출되는 책이 7000권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공도서관이다. 이용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1990년 2431명이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2011년 6192명으로 늘었다. 한해 200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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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화동 1번지에 자리한 정독도서관 전경. 옛 경기고를 내부만 개조해 도서관으로 사용하는 데다 역사적 인물이 여럿 살았던 곳이어서 35년째 서울 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세월과 무관하게 정독도서관이 붐비는 첫째 이유는 서울의 '센터', 즉 종로에 있기 때문이다. 정미연 문화활동지원과장은 "도심에 정독도서관이 세워지고 나서 남산시립도서관에 줄 서는 풍경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용자의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70~80년대는 고등학생, 재수생들의 학습공간으로 사랑받았다면, 90년대 이후에는 초등학생 독서 열풍으로 어린이와 주부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로는 양복 입은 샐러리맨들이 급증하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취업 준비생,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자들로 확대됐다. 정독도서관 나영선 팀장은 "1주일에 두 번 여는 실버컴퓨터 교실은 늘 만원"이라면서 "우리 도서관에서 취업 특강을 하면 10대에서 70대까지 수강생 연령이 폭넓다"며 웃었다. 노숙자들도 이용자 그룹 중 하나다. "화장실에서 몸을 씻을 수 있고, 정기간행물실에서 신문 잡지를 볼 수 있으니 많이들 애용합니다."

      터의 역사와 주변 풍광으로 도서관은 관광 명소가 됐다.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이 살았고, 도서관 뒤편 언덕에는 청백리로 유명한 맹사성이 살았다. 갑신정변의 풍운아 김옥균의 집은 정독도서관 잔디밭이 되었고, 정선이 인왕제색도의 구도를 잡은 곳이라고 해서 기념비가 세워졌다. 광해군 때 총포를 만들던 '화기도감'이 이곳에 있었고, 1938년 냉·난방시설을 갖춘 최신식 교사이자 근대 교육의 발상지인 경성제일고보(경기고)가 세워졌다. 흥선대원군이 권력의 기반으로 삼아 세상을 호령했던 '종친부'(서울시 유형문화재 9호)가 도서관 왼편에 자리한다.

      유서 깊은 땅이다 보니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답사를 오는 바람에 아예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마당 넓은 도서관이라 주말엔 가족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이 대거 유입된다. 정미연 과장은 "벚꽃 피는 4월엔 벤치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민원에 막대기 들고 나간 적도 여러 번"이라며 웃었다. '저자와의 대화' 특강이 있을 때는 시청각실 150석이 가득 들어찬다. 김훈, 신경숙, 박원순 등 명사들이 이 도서관을 거쳤다.

      등록문화재 2호로, 일제시대 지어진 학교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서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화장실이 복도 양끝에 있어서 사용하기 불편하지요. 열람실도 교실 벽을 일자로 터서 만든 곳이라 사서들끼리는 책을 정리하려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달려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답니다."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시작되면 정독도서관의 주말은 더욱 붐빌 전망이다. 정미연 과장은 "책과 담쌓고 사는 중·고생 이용자를 도서관으로 끌어들이는 프로그램을 많이 계획하고 있다"면서 "시중 출판물의 40%밖에 구입할 수 없는 도서관 예산도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출처 : 상명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글쓴이 : 05강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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