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가 시위가 시작된지 두 달이 지났다. "We are 99%"라는 구호는 월가를 뒤덮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 전세계의 거리가 점령당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민들의 분노라고 옹호했지만, 뉴욕시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강제 해산을 시작했다.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959888_5780.html ◀ 하버드 대학생들 맨큐 교수 수업 거부
급기야는 하버드 대학생들이 맨큐 교수의 수업을 거부하기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경제학 교재로 쓰이는 <맨큐의 경제학> 저자 그레고리 맨큐가 직접 하는 수업인데도, 그들은 거부했다. 보수자본주의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한국의 유학파 교수와 그 밑의 학생들은 놀랄 것이다. 그들이 떠받드는 이론 창시자 맨큐 교수의 수업을 직접 거부한 것으로.
한국은 미국보다 학생운동, 민주화 운동의 기억이 더 강렬하다. 그럼에도 한국 역시 거센 경쟁의 광풍을 이겨낼 수 없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이 땅에 열사, 운동가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안철수 교수가 주식을 내놨다. 1500억 가치라 한다.
안철수 교수는 데모 한 번 해본 적 없는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진보보다 더한 파격 행보였다.
의사에서 컴퓨터 전문가로, 바이러스를 개발하는 기업의 대표에서 교육자로.
그러면서 학생들을 찾아 강연에 나섰다. 강연을 하면서,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고민했다.
그러한 그가 대권주자로 떠오른다. 과연 그가 정치에 나설지 사람 속내를 알 수 없다만,
어찌보면 한국의 어느 진보보다 안철수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래 FTA찬성론자였다가 전향한 손학규보다, 노통에게 비수꽂은 정동영보다, 말꾼 유시민보다 안철수가 더 믿음직하다.
한국의 진보는 모든 악에 맞설듯이 투쟁을 한다만은, 허공에 칼을 휘두르는지, 물에 칼질하는지 모르겠다.
http://moveon21.com/?document_srl=238144&mid=kn21_free&page=1145
그러면서도 진보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로 시대의 필요가 아닐까?
또한 진보는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권리인지 주체적으로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통이 크고 긍정적인 사람이 리더로 우뚝서는 것이 올바른 세상이 아닐런지...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고(07년), 촛불시위가 진압당하고(08년), 노무현, 김대중 두 대통령이 돌아가시고(09년),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터지고(10년)...
그리고 그 시간들 속에서 공익 생활도 겪고, 직업을 고민하고, 학업에 매달렸다. 물론 아직도 부족하며 더 겪어야 한다.
그 시간들 속에서 진보란 무엇일까? 삶이란 무엇일까? 고민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것도 아니고, 그저 공평한 기회와 공평한 경쟁이 아닐까?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이것을 책임질 줄 알고, 책임이 결과로 바로 오는 것.
그리고 사람이 이기적이긴 하다. 게으르고, 쉬고 싶고, 놀고 싶고.
그러나 그러한 사람이 사회화되는 것이다.
스펙을 쌓는 것도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스펙 이전에 사람이 되는 것은 사회화와 상호작용의 결과다.
사회는 사람에게 좀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
"뛰어난 사람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람을 다듬는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질책도, 격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 없이는 절대로 인재를 기를 수 없다. 만일 노력 없이 인재를 키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편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걸 기억해라."
- 마쓰시타 고노스케, <위기를 기회로>,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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