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문명의 조건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영토, 둘째는 율령, 셋째는 종교다. 특히 매스컴이 없던 시대에 종교는 강조되었다. 왜냐하면 국가에 충성하며 신에게 감사하라는 의식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리함은 절대자 부처나 고승의 분신으로서 신성시되었다.
에드윈 라이샤워 교수는 문화사적으로 한국은 미네소타 주의 크기보다는 영국의 크기에 필적한다고 말했다.
민족적 자부심은 세계와 동아시아에서 우리의 정체성 찾기로 연결되고, 세계사 속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한국은 엄연한 문화적 주주다. 특히 도자기는 30%, 회화는 20%를 가지고 있다. 이는 액면가가 아니라 시가다. (청중 웃음)
경주 남산의 불상이 쓰러졌는데, 5cm 차이로 땅바닥에 부딪치지 않았다는 것을, 프랑스 신문에서 메인 사진으로 다루었다. 프랑스는 세계 곳곳의 문화적 현상을 주목하고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청자(green)는 흙의 철분 때문에 녹색으로 변한다. 백자는 철분은 없고 흙으로만 이루어지고, 1350℃에서 하얗게 변한다. 청자는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고려는 청자를 꽃피웠다.
한국에만 있는, 한국 고유의 것은 요강 뿐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심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실력이 있어야 한다. 고려는 100년 만에 청자를 완벽히 만들었다.
이렇듯 교육은 모방 속에서 형성된다. 1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2등은 1등을 따라할 뿐이다.
조공은 문화적 종주권을 인정하되 자율권을 달라는 것이었다.
문명의 Conflict가 일어났을때 어떻게 해야되는가? 19세기 서양 문명이 들어와 동양의 전통문명과 충돌할 때, 한국은 동도서기(東道西器), 일본은 화혼양재(和魂洋才), 중국은 중체서용(中體西用)의 길을 택했다. 동도서기의 대표적인 예로는 이응로, 김환기 선생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동도서기에서 서도동기(西道東器)로 바뀐다.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주변부에서 중심부가 되었고, 결국에는 문명 수입국에서 문명 공급국으로, 전세계에 한류를 전파했다.
전통은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도 있지만, 계속 변한다는 의미도 있다. 한옥이 개조되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바뀌는 것도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에 들어간다.
추사 김정희는 入古出新, 고전에 푹 빠졌다가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 추사체는 입고출신의 예다.
추사체는 개성이 있다. 추사는 벼루 10개를 밑창내고, 붓 3900개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 그 정도의 노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추사체는 아무렇게나 휘갈겨쓴 것 같지만, 그 안에는 개성과 혼이 담겨있다. 추사를 통해 한국의 미를 알 수 있다.
"검소하지만 누추해보이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았다. "
장인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거의 본능적이다.
명작은 현대성을 갖고 있다. 마치 어제 완성한 것 같다.
God is in the details. 명작은 해설이 필요없다. 감동을 준다.
질문1) 선생님의 멘토는 누구였습니까?
제 멘토라 불릴 만한 분은 딱히 없지만, 리영희 선생님이 내 결혼식의 주례를 봐주었다.
멘토보다는 같이 고민하는 친구를 만나라.
질문2) 말을 감칠맛나게 잘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미리 리허설하고 반응이 오는 것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이 뻔뻔하고, 숫기있고, 넉살좋고,베짱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련을 거쳐야 한다.
내가 받은 감동을 전달하는 연습을 해보라. 그러면 표현력이 늘어날 것이다.
질문3)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절집에 가면, 건물이 중창되었지만 요사스럽고 천박하게 변한 곳들이 많다. 건축은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통건축일수록 그렇다.
절집은 노스님과 노목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사찰이 변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지스님의 안목에 달려있다.
유홍준 교수의 강연은 뭔가 새로웠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찾아 한국의 미를 찬미하던 분이, 중심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실력이라 한다. 조금 이상했다.
하지만 국수주의적 시선에서 벗어나 우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한국 문화가 세계 최고라고 자랑할 것은 없다.
단지 한국문화의 장점을 찾는 것. 그리고 문화라는 것이 타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발전한다는 것. 문명조차 그러할 진대, 하물며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를 선물로 받았다. 조금 더 일찍 왔으면, <국보순례>도 받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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