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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계 소식

독일의 사서는 어떤 모습일까?

http://www.goethe.de/ins/kr/seo/wis/fut/ko7189329.htm

학문과 교육

“정보서비스의 브로커” – 사서의 직업세계

Bibliothekar am Arbeitsplatz; © dbvBibliothekar am Arbeitsplatz; © dbv사서가 종이에 인쇄된 책을 다루는 일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오늘날 사서에게는 무엇보다 정보를 조달하고 정리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예비사서를 위한 직업교육과정에서 그 사이 가장 중요한 학습내용 중 하나가 된 것은 전자 데이터베이스와 미디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이다. 그러한 정보관리자로서 이들은 행정관청과 민간기업에서도 새로운 직업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2008년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HAW)의 “도서관•정보경영” 학과 졸업생 1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그들 중 다수가 도서관이 아닌 IT기업, 미디어 에이전시, 언론사, 기업의 마케팅부서, 정보서비스부서 등에 취업했음을 보여주었다. 설문대상자의 거의 4분의 1은 재학 중에 이미 아르바이트나 인턴십 제도를 통해 첫 번째 일자리를 얻었다고 응답했다.

쾰른 전문대학교에서 “도서관학”을 전공한 졸업생의 90퍼센트 역시 직장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채 다섯 번을 지원하기 전에 이미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졸업 후 6개월 이내 디플롬 학위 취득자 중 이미 4분의 3이 정규직에 채용되어 있었다.

 

천만 명의 고객

 

Moderne Bibliothek; © dbv독일의 촘촘한 도서관망 역시 공고한 수요를 창출해낸다. 2009년 최신통계에 따르면 독일에는 8,404개의 공공도서관과 246개의 학문기관 도서관이 있고 그 본관과 분관의 수를 모두 합하면 10,855개 관에 이른다. 천만 명에 달하는 적극적인 도서관 이용객들을 응대하기 위해 채용이 계획되어 있는 정규정원은 23,230명이다. 더욱이 이는 전문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기업 산하 도서관과 기록보관소들을 포함하지 않은 집계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사서의 전문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 사서들은 라디오나 출판사의 서고, 법정과 박물관, 병원과 관청 등에서 일을 한다. 더 이상 책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가령 미디어 에이전시에서는 사서들이 흡사 주식중개인처럼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일을 한다. 바이에른 도서관학교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직업을 일컬어 “정보서비스 브로커”라 부른다.

 

디플롬 대신 학사와 석사

 

Logo des Berufsverbands Bibliothek e.V.; © Berufsverbands Bibliothek e.V. 뮌헨에서는 여전히 “도서관보조자”와 “디플롬-사서”가 양성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에른에서도 조만간 이 친숙한 학위들이 학사와 석사 과정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독일의 대학과 전문대학들은 지난 몇 년에 걸쳐 이미 학위과정을 유럽의 새로운 교육규정에 맞추어 개편해왔다.

연방노동청에는 해마다 약 천 개의 사서 채용공고가 등록된다. 여기서는 학사학위를 취득한 학생들의 노동시장 진출이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직 개관하기 어렵다. 2004년부터 이미 학사과정을 운영해 온 슈투트가르트 미디어대학의 코르넬리아 폰호프(Cornelia Vonhof) 교수는 지금까지의 경험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한다. 학사학위를 취득한 졸업생들이 디플롬 졸업생들과 똑같은 기회를 얻었고 몇몇은 심지어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작은 도서관의 관장직책을 제의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상급직에의 진출

 

Bibliothekar am Arbeitsplatz; © dbv실습을 포함해 6학기에서 8학기가 걸리는 학사과정에 입학하기 위한 조건은 대학 혹은 전문대학 입학자격시험이다. 학사과정에 이은 석사과정은 대개 4학기로 이루어진다. 석사과정은 연구직 사서로 일하거나 공공기관의 지휘직책을 얻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권장된다. 종래에는 임의의 전공과목에서 디플롬, 마기스터, 박사학위논문 등을 통과한 졸업생들이 “상급직책”에 채용되려면 대규모 도서관에서 2년간의 예비근무를 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고 나면 이들은 전문담당자로서 도서관 내 각 분야나 그 밖의 조직상의 업무를 책임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석사학위만 받아도 “상급직책”에 오를 자격을 갖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폰호프 교수는 말한다. 석사학위 취득자들은 2년을 더 교육받으면서도 학사취득자들도 갈 수 있는 자리 밖에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근무경험 또는 감독경험 등의 실무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들이 더 오래 교육을 받은 석사졸업자들을 받아주기는 하지만, 학문기관 소속 도서관의 전문담당자 자리는 거의 얻을 기회가 없다”는 것이 폰호프 교수의 말이다. 그런 곳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사서직업교육을 추가로 받은 학문전문인력이 명백하게 선호된다. 그리고 인문학자 보다는 자연과학자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은 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물리학도 또는 지리학도 중에는 학업 후에 도서관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이 더 적기 때문이다.

 

대학학위 없이도 가능

 

Bibliothekar am Arbeitsplatz; © dbv독일에서는 대학공부를 하지 않고도 사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직업적으로 승진의 기회가 현저하게 제한된다. “미디어 및 정보 서비스 전문 보조사서(FaMI)”의 업무분야에는 “기록보관소”, “도서관”, “정보 및 기록”, “의료 기록”, “사진제공업체” 등의 전문분야가 있다. 이 직업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3년의 교육과정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이들 분야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 입학하기 위한 조건은 대개 중등졸업자격(레알슐레 졸업장)이다. 교육은 약 3분의 2정도는 현장, 즉 도서관, 기록보관소, 문서기록실 등에서 이루어지고 3분의 1은 직업학교에서 진행된다.

성적이 매우 좋은 경우에는 2년 반 후에 벌써 취업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대학입학자격증을 소지한 경우에는 2년만에도 가능하다. 최소 5년간 실무경험을 쌓고 원격대학교육을 통해 외부 시험을 준비한 경우에도 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베를린 중앙주립도서관의 직업교육을 이끌고 있는 도로테아 클라인(Dorothea Klein)은 FaMI 직업교육이 이론과 실제를 긴밀하게 조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산다. 클라인은 많은 FaMI 졸업생들이 졸업 후에 일을 하는 대신 학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이 보았다고 한다. 대학입학자격시험을 치르고 나서 바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하는 대신에 먼저 문화 분야에서 직업 실무를 배워보고자 하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선택지이다.

미하엘 비너트 (Michael Bienert)
베를린에서 문화부 기자와 작가로 활동 중.

저작권: 괴테-인스티투트, 온라인 편집국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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