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IT시대에 길을 묻다
▶1-3-2 날짜, 기자
2011-11-14 06:00 CBS 조태임 기자
▶1-4-1 기사 내용

도서관이 디지털 시대에 길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인터넷 검색 등 지식과 정보의 접근은 쉬워진 반면, 검증된 도서관의 온오프라인 자료들에 대한 이용은 급감할 뿐 아니라 도서관의 진화 속도도 더디기만 하다.
전국 4,449곳의 공공도서관 가운데 자체 디지털자료를 갖춘 곳은 불과 50곳. 도서 구입 예산 639억원에서 디지털자료는 5% 수준인 32억여원에 머무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도서관이 보유한 전체 장서 3억 3,200만여권 가운데 디지털자료는 1,200만점, 해외자료 원문DB는 단 한 건도 없다. 언제, 어디서나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에 맞춰 도서관은 변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도서대출은 줄고, 열람석는 늘고…'독서실의 딜레마'
도서관이 '독서실의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게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서울 광진도서관은 두 개의 건물로 단절된 구조다. 자습공간인 문화동과 열람실인 도서관동으로 양분된 공간 안에서 목적이 다른 이용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취업난에 따른 이른바, '스펙쌓기'열풍과 고시 붐까지 일면서 3~4층 200석이던 문화동 열람실은 2층까지 넘봤다. 도서관이 식당까지 운영하는 '기이한' 모습이 우리 공공도서관의 현주소다.
대학도서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서 대출은 줄고 열람석은 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 162개 대학의 열람석 수는 지난 2008년 31만 8,000여석에서 2009년 32만 8,000여석, 지난해 33만 1,000 여석으로 늘었다. 반면, 도서 대출자 수는 2008년 469만여명, 2009년 327만여명, 지난해 184만여명으로 해마다 30%씩 급감하는 추세다.
한국도서관협회 이용훈 사업총괄부장은 “도서관이 해방 이후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공부할 공간을 제공하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대에 맞게 도서관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관공서 건물이 도서관이다 보니…'사무실'구조의 한계
옛 관공서 건물들을 도서관으로 사용하면서 구조 자체가 도서관 본연의 목적성을 구현하지 못할 뿐 아니라 IT시대에 맞춰 변화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도서관이 '사무실' 형태다보니 책과 디지털자료 검색과 멀티미디어 열람실 사이 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없다.
서울 노원구 평생학습관은 지난 1990년 한국토지개발공사 사옥을 그대로 도서관으로 변형한 사례다. 책의 무게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 탓에 15만 권의 장서를 1층에 보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자료실이 한 개 층에 48석에 불과해 좁고 답답한 독서 공간을 이용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공급자 중심형 도서관'이나 다름없다.
◈ 사람-책-정보가 하나로…'컨버전스도서관'은?

책과 사람, 정보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구성한 이른바 '컨버전스(융합) 도서관'의 개념을 도입했다. 건물 안 한 가운데 연두색 에스컬레이터가 동선의 중심축으로 1층부터 4층까지, 다시 4층부터 10층까지 이어진다. 서고 공간은 6층부터 10층까지 달팽이처럼 나선형 계단으로 계속 돌면서 이용할 수 있다. 공간과 층간의 단절을 없애고 입체적으로 배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모든 도서관의 구조는 ‘모두를 위한 도서관’(Libraries for All)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시민투표를 거친 결과로, 매일 평균 1만 5,000명이 이용한다. 무엇보다 시애틀 시민 80%가 공공도서관 이용카드를 갖고 있을 만큼 친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경기도 분당의 한 기업 사옥에 만들어진 'NHN도서관'도 '수요자 중심 도서관으로 꼽힌다. 이곳에 들어서면 전면 유리로 들어오는 햇볕이 전체 분위기를 아늑하게 감싼다. 2층으로 된 도서관은 층과 층이 분리되지 않고 계단으로 이어져 위, 아래가 열린 형태다. 책꽂이는 전체적으로 키가 낮아 보통의 도서관의 답답한 느낌을 없앴다고 한다.
책상은 빽빽이 들어서 있지 않고 양팔을 쫙 펴도 옆 사람과 닿지 않는 공간을 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책상마다 달린 은은한 스탠드는 '나만의 공간'을 연출한다. 도서관 중앙에는 디자인의 방이 마련돼 작품 전시와 감상도 가능하다. 창가 주변으로 놓인 테이블에는 쇼파와 같은 푹신한 의자를 놔 누워서도 책을 읽게 했다는 게 특징이다.
출처 : 상명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글쓴이 : 05강경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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