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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보고난 이야기

축구황제 베켄바워의 리베로 리더십

축구 황제의 리베로 리더십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를 찾는 목소리가 높다. 탁월한 성공을 성취 하는 리더가 아니라, 리더의 품위를 지키는 리더를 아쉬워하고 있다.
베켄바워의 리더십은 리더는 리더로서의 품위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 을 가르쳐준다. 권위가 아니라 품위로 리드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다.

‘카이저’. 황제라는뜻이다. 독일축구선수 프란츠 베켄바워에게 따라다니는 호칭이다. 슈퍼스타의 등급을 넘어서는 극찬이며 더 이상의 훌륭한 선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능할 때 일컬어지는 표현이다. 그 만큼 절대적인 역량을 선보였다는 의미이다. 황제 베켄바워는 모든 영광을 누렸다. 대표선수, MVP, 선수로서 월드컵 우승,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 프로리그 우승, 구단주, 월드컵 개최 유치 등 축구에 관한한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한 인물이다. 월드 베스트의 진정한 본보기이기도 하다. 단 한 가지를 성취하기도 어려운 것을 혼자 모조리 차지해버린 베켄바워의 월드 베스트 리더십을 분석해 본다.

베켄바워 성공전략: 리베로 정신으로 승부한다.
프로로 데뷔한 지 1년 만에 서독 국가대표로 뽑힌 프란츠 베켄바워. 그는 리베로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어낸다. 리베로는 스위퍼 개념에 근거를 두고있다. 최종 수비라인의 약간 뒤에서 공격진에 대응하는 수비수의 위치를 계속 파악하다가 위기라고 판단되는 지역을 커버해 공을 걷어내는 역할이 바로 스위퍼이 다. 게임을 읽는 안목이 탁월했던 베켄바워는 스위퍼를 하면서도 공격에 적절히 가담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찬스와 타이밍에 대한 판단력이 뛰어난 선수이기에 감독은 베켄 바워를 ‘공격형 스위퍼’ 개념의 리베로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수비와 공격을 넘나들면서 11명의 축구선수 중에서 자율의지를 많이 부여할만한 선수로 인정한 것이다. 필드에서 마음껏 부족한 공간을 주도적으로 채워보라는 특명을 받은 선수다.
중요한 것은 리베로 탄생의 주역이 바로 베켄바워 본인이었다는 점이다. 주어진 스위퍼 포지션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기여할 새로운 역할을 찾는 데 도전해 성공한 것이다. 현 대 경영에서 곧 잘 언급되는 것이 부서 간의 인터페이스 문제이다. 서로 간의 역할을 정리 해놓고 경쟁을 시키다보니 외부경쟁보다 내부경쟁에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 일쑤다. 베켄바워의 리더십은 조직에서 누가 리베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묻고있다.
CEO가 리베로 역할을 자임하는 리더십 시스템이 바로 임장경영(MBWA : Management By Walking Around)이다. 현장을 누비면서 윤활유의 기능을 중시하는 참여경영의 수단이기도 하다. 임장경영으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를 만난 꼬마손님이 신이나서 질문을 했다. “아저씨가 바로 미키마우스를 그리시는 분인가요?”
“글쎄, 요즘은 그리지 않고 있단다.”
“아하, 그러면 만화에 나오는 조크나 얘깃 거리를 만드시겠군요?”
“그런 일도 내가 하지는 않는단다.”
그러자 어린이는 한심하다는 듯이 “그럼 도대체 뭘 하시나요?” 하고 물었다.
“나는 가끔 나를 조그만 꿀벌이라고 생각한단다. 여기저기 스튜디오에 다니면서 꿀을 모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자극시켜 준단다. 아마 그게 내가 하는 일인 듯 싶구나.”
여기저기 꿀을 나눠주고 자극시켜주는 리더. 이것이 바로 리베로로 활동하는 CEO의 모습이다. 디즈니는 항상 사원들에게 자기를 부를 때 ‘월트’라고 그의 이름을 직접 부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모든 사원들을 친구처럼 대하려고 했던 그의 마음에서 리베로 정신을 중시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한국 조직사회는 묘하게도 리베로를 허용 하지 않는다. 흑백논리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 이 리베로를 마치 회색분자나 기회주의자로 몰아붙인다. 노사 간에 문제가 심각한 회사가 좋은 예이다. 근로자는 한결같이 인간 대접을 못 받는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경영진은 노조가 생트집을 잡는다고 난리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리베로의 부재에서 오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이다. 집단적인 쏠림 현상을 경계하고 냉정한 가슴으로 합리성을 추구하는 그룹. 그러한 완충그룹이 있어야만 조직의 입체적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고, 건강한 피드백 문화가 자리잡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6시그마는 블랙벨트나 마스터블랙벨트 같은 내부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축구로 치자면 리베로를 육성하 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터페이스 문제를 아예 전문인력을 양성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리베로를 조직 경쟁력의 새로운 축으로 볼 필요가있다. 어떤 그룹이 리베로의 역할을 하 고 있는가에 깨어있어야 한다. 베켄바워의 리더십은 경영환경에서도 리베로를 키워야한다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베켄바워 원칙: 이성적인 판단력을 중시하라.
베켄바워는 1966년부터 1974년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서 뛰었다. 이 시기는 펠레, 요한 크 라이프, 보비 찰튼, 에우제비오 등 대스타가 많이배출된때이기도하다. 이들모두화려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스타로 부상했다. 유일하게 수비수로서 스타 반열에 오른 사람이 바로 베켄바워다. 그의 팀 기여도가 단연 압권이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오늘날 베켄바워의 리더십이 가장 돋보인다는 사실이다. 특히 그가 지도자 수업을 받지 않고도 대표감독을 역임 했다는 사실이 흥미를 더해준다. 대개 코치를 몇 년 간 하고 난 후 감독직에 추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베켄바워는 그런 전례를 깨고 단숨에 감독 직을 맡았으며 물론 멋지게 성공했다. 가히 천부적인 자질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베켄바워의 리더십은 늘 관심의 대상이 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월반을 하도록 만들어 줬을까?
대중은 베켄바워의 뛰어난 업적보다는 흔들림 없는 ‘냉정함’과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 스마’에 더욱 감명받았다. 90분 내내 공수를 넘나드는 투지와 함께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에 반한 기자들이 ‘카이저’라고 칭송할 정도였다. 리더 이미지를 필드에서 모든 사람에게 각인시켰던 셈이다.
게다가 베켄바워는 리베로로 활동했다. 축구는 게임의 흐름과 전체적인 조화를 올바르게 보지 못하면 오히려 다른 포지션의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 만큼 이성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을 강하게 요구하는 포지션이다. 다시 말해, 베켄바워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리더훈련을 끊임없이 받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성적인 판단력이 베켄바워 리더십의 근원임을 기억하라. 능동적인 태도로 일처리를 하는 사람이 탁월한 직원이다. 왜냐하면 스스로 시도하지 않고서는 판단력을 강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방향설정에 강한 셀프 리더를 키우는 것을 즐겨야한다.

베켄바워 태도: 리더의 품위를 지켜라.
베켄바워의 행보 중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이 바로 미국 코스모스 팀에서의 활동이다. 북미 대륙에 축구를 상륙시키기 위해 펠레와 더불어 축구 전도사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가 탄탄하게 기반을 잡은 상태에서 축구의 정착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베켄바워가 리더의 길을 선 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리더는 새로 운 영역을 개척해 발전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성공이 보장된 쉬운 길이 아니라 좋은 가치를 추구하는 일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황제 베켄바워의 성공은 바로 그러한 리더 정신에 기인한다. 그의 행동, 복장, 웅변, 투지, 결 단력. 모든 순간에 리더로서의 품위를 유지하 는데초점을 맞췄다.
1970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와 맞붙었을 때의 일이다. 베켄바워는 어깨에 부상을 입어 웬만한 경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붕대로 어깨를 감고도 흐트러짐 없이 연장전까지 뛰었다. 자신의 이상향은 리베로 포지션처럼 도전적이지만 그 여정을 달려가는 모습에서는 철저하게 리더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를 찾는 목소리가 높다. 탁월한 성공을 성취하는 리더가 아 니라, 리더의 품위를 지키는 리더를 아쉬워하고 있다. 베켄바워의 월드베스트 리더십은 리더는 리더로서의 품위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권위가 아니라 품위로 리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