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분석감상문>
1) 나르치스의 성격
“저는 무엇보다도 수도원에서 일생을 보낼 운명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수도사나 신부, 어쩌면 수도원장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수도원 생활이 저의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면 저는 재판관이나 정치가가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 나르치스의 성격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성격. 이성, 종교, 도덕, 합리 등을 상징하는 인물.
2) 골드문트의 성격
“골드문트에게 사랑의 쾌락은 진정으로 인생을 따뜻하게 해주고 가치로 가득 채워주는 유일한 계기였다. 명예욕을 몰랐기에 그에겐 주교나 거지나 아무 차이가 없었다. 장사나 재산이 그의 마음을 끌지도 못했다. 그는 그런 것을 경멸했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털끝만치도 돈벌이에 자기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으며, 가끔 풍족하게 버는 돈을 아무 생각 없이 탕진했다. 여자들의 사랑, 유희, 그것이 그에겐 가장 소중했다.”
-> 골드문트의 성격 : 감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 감정, 감성, 성욕, 자유, 본능 등을 상징하는 인물. 그는 방랑 생활을 하는데, 결혼도 안 하고 직장을 가지지도 않았고 정착도 안 했다. 마지막엔 수도원에 정착하지만, 그의 에너지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3) 인간의 양면성
※ 상반되는 성격의 두 사람. 그러나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사실 성격이 서로 맞지 않으면 친구가 되기 힘든데 둘은 친구가 되고 진실한 대화를 나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각각 이성과 감성, 도덕과 성욕이라는 상반된 양면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세히보면 이름이 바뀌었다. 나르치스(Narziss)라는 말은 자기애가 강하고 이기적인 나르시스트(Narcisst)의 줄임말이다. 골드문트(Goldmund)라는 말은 황금의 입을 가진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신부를 의미한다. 나르치스는 황금의 입을 가진 신부님이었고, 골드문트는 다소 이기적인 남자였다. 사실 두 사람의 이름은 바뀌었어야 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모든 인간은 이성과 감성, 도덕과 성욕이라는 상반된 양면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다!! 100% 이성적인 사람도 없고 100% 감정적인 사람도 없다!!
결국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한 인간의 두 가지 면을 상징한다!
4) 융의 분석심리학의 영향
헤르만 헤세는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칼 융의 심리치료와 정신분석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교류했다. 융의 분석심리학은 사람을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는데,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대립하고 타협하면서 인간의 에너지가 상승한다는 것이 분석심리학의 내용이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나르치스는 의식을, 골드문트는 무의식과 본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융 심리학은 모성(母性, Mutterlichkeit)을 중시하는데, 모성은 생명을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문트가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평생 그리워하는 것을 통해 모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모성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근원이라고 헤세와 융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5) 가장 인상깊은 구절
ㄱ. 나르치스가 골드문트에게 했던 말
“너(골드문트) 같은 기질의 사람들, 그러니까 강렬하고도 섬세한 감성을 지녀서 영혼으로 느낄 줄 아는 몽상가나 시인들, 혹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우리 같은 정신적 인간보다는 거의 예외없이 더 우월한 존재라고 할 수 있지. 그런 사람들은 말하자면 모성(母性)의 풍요로움을 타고난 존재들이야. 그들의 삶은 충만해 있고, 사랑의 힘과 체험의 능력을 부여받은 존재들이지. 그 반면 우리같은 정신적 인간들은 너 같은 사람들을 곧잘 이끌어가고 다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충만된 삶을 전혀 모르고 메마른 삶을 살게 마련이야. 과일의 단물처럼 넘쳐흐르는 삶의 풍요로움, 사랑의 정원과 예술의 땅은 바로 너희들의 것이지. 너희들의 고향이 대지라면 우리네의 고향은 이념이야.”
이 구절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세상은 공부 잘 하고 학력높고 고시에 붙고 이런 사람들 위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엘리트들을 만나본 경험에 의하면, 그들은 대개 정서가 메말라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들은 행복감을 얼마나 느낄까요?
제가 정치 얘기는 안 하려고 하지만, 정치인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엘리트들, 사회 지도층들이 저렇게 상스럽고 험하고 수준 낮은 말과 행동을 할까?’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나르치스가 말한 것처럼 똑똑하고 정신적인 인간들이 사람들을 이끄는 것같지만 충만하고 메마른 삶을 사는 것입니다. 행복은 엘리트들과 부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고 헤세가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ㄴ. 골드문트가 나르치스와 나눈 대화
골드문트 : “우리가 사는 세상이 대체 왜 이 모양인가? 이게 지옥이 아니고 뭔가? 화가 나고 혐오스러운 세상이 아닌가?”
나르치스 : “진정한 사상가는 이 세상의 삶이 조화롭고 정의롭다거나 인간이 선하다고 주장한 적이 없지. 오히려 인간의 마음 속에서 꾸며내고 지어내는 것이 악하다는 것은 성경 말씀에서 강조하고 있어. 우리는 그 말씀들이 옳다는 것을 날마다 경험하고 있지.”
“이 수도원 역시 저 바깥 세상과 똑같이 완벽하지도 않고 죄가 없지도 않다네. 그런데도 우리는 끊임없이 원죄와 맞서 싸우고 정의의 이념을 세우면서 우리의 불완전한 삶을 정의의 이념에 따라 가늠하고 악을 바로잡으면서 늘 하느님과 관계맺고 살아가려고 애쓴다네.”
소설에 보면 나오지만 흑사병이 유행합니다. 그 당시 낙후된 의료기술 때문에 사람들은 죽어갑니다. 그리고 무질서와 약탈, 학살이 일어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살기 힘들고 코로나같은 전염병이 있고 안 좋은 일들, 사건사고들이 많습니다. 이 세상이 지옥이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결국 인간은 우리 스스로 불완전하다는 것을 우리가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겸손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요?
3) 골드문트의 유언
“어머니가 없이는 사랑을 할 수 없는 법일세. 어머니가 안 계시면 죽을 수도 없어.”
-> 이 말은, 인간은 신체(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체성(身體性, Leiblichkeit). 몸이 있기 때문에 몸으로 사랑과 섹스를 나누고 쾌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체는 늙어가고 유한하므로 언젠가는 죽게 됩니다. 인간은 모성에서 비롯되어 결국 죽음으로 향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인생이 아닐까요?
<여러분께 드리는 질문>
1) 여러분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중에 누구에게 호감이 가나요? 바르고 똑똑하지만 재미없는 나르치스입니까 아니면 섹시하고 자유로운데 다소 생활이 불안한 골드문트입니까?
2) 여러분은 나르치스의 성격과 골드문트의 성격에 어디에 더 가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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